슈퍼 매치의 날이 밝았다. 수원과 서울의 2016년 첫 슈퍼 매치의 날이 밝았다.
슈퍼 매치는 FC 서울의 전신인 안양 LG 치타스와 수원 삼성 블루윙즈의 라이벌 전을 의미한다. 어렸을 적, 수원 삼성의 경기를 보러 현재 수원 FC의 홈구장인 수원종합운동장으로 갔던 기억이 난다. 나름 관리가 좋았던 수원종합운동장은 겨울이 될 때 쯤이면 누렇게 뜨는 한국형 잔디였으나 신바람나는 축구 스타일로 수원 시민의 큰 즐거움을 선사해주는 수원 삼성 블루윙즈의 홈구장이었다.
그곳에서 펼쳐진 안양 LG 치타스와의 경기는 무엇보다 흥미로웠다. 슈퍼매치는 '지지대 더비' 라고도 일부 불리기도 하였다. '지지대 더비'는 수원과 안양 사이에 존재하는 실대 '지지대 고개'의 명칭에 따라 지어진 것으로 개인적으로는 이 명칭이 무엇인가 한국적이고 더욱 더 지역적인 더비 명칭이 아닌가 싶어서 더욱 좋다. 두 구단 (안양과 수원)의 모기업을 보면, 삼성과 LG, 즉 한국을 대표하는 대기업들로 경제적인 대결로부터 이어져온 구도가 스포츠에까지 접목이 되면서 큰 이목을 끌어왔다.
쎼오! 라고 불리는 수원 블루윙즈의 현재 감독이며, 개인적으로 사랑하는 감독이자 선수인 서정원 감독은 원래 안양 LG 치타스의 소속이였다. 그는 유럽리그 진출 후, 복귀 팀을 친정 팀이 아닌 수원 블루윙즈로 선택하면서 두 구단의 신경전은 가중되었고, 현재 서정원 선수/감독 당사자가 현직에 있는 만큼 그 열기나 관심이 뜨겁다.
그러나 여기서 한가지 생각해볼 점은 당시 안양 LG 치타스의 팬들 중에는 현재의 FC 서울의 팬이 아닌 분들이 상당히 있다는 것으로, 그 라이벌의 의미가 진정한 것인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당시 안양 LG 치타스 팬들은 안양을 연고로하는 구단이 지역을 버리고, 서울로 올라간 것에 배신을 느끼며, 당시 안양 팬들은 '북패'라고까지 부르기까지 한다. 친한 형 또한 그들 중 한명으로, 그들은 자신들의 지역을 연고로 하는 시민 구단 창립에 큰 힘을 기울였고, 마침내 FC 안양이 탄생하였다. 그렇다면, 진정한 '지지대 더비', 즉 슈퍼매치는 지금의 대결구도가 맞는 것인지, 재미삼아 생각해볼 수가 있다.
이와 같은 생각할 점을 찾아보았지만, 그래도 현재의 슈퍼매치는 수원 블루윙즈와 FC 서울의 대결이다. 두 구단은 마케팅 적으로 크게 노력하고 있으며, 구단의 크기에 걸맞는 실력을 갖추기 위한 노력을 끊임없이 시도하는 좋은 구단들이다. 다만, 현재는 FC 서울에 비해 수원 블루윙즈의 투자가 미비하여 투자의 차이가 조금은 나기 시작했지만, 투자에 의해서 두 구단의 승부가 결정되는 것만은 아닌 듯 하다. 한일전만큼은 아니지만, 무언가 정신력을 요하면서, 환경적인 부분도 크게 영향을 끼치는 대결인 듯 하다.
수원의 지지자로서 최근 FC 서울의 경기력, 특히 공격적인 부분에서의 좋은 흐름은 이번 슈퍼 매치에서 가장 경계해야할 부분이라고 생각된다. 미드필드부터 시작되는 공격적인 빌드업과 좌우 풀백 및 최강의 공격진을 보유하고 있다. 객관적으로 보았을 때, 조금은 수원의 전력이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객관적인 전력으로 승부를 예측할 수 있는 매치가 아니다. 그렇게 때문에 슈퍼매치인 것이다. 수원은 최근 감바 오사카의 ACL 조별리그 때부터 시작된 좋은 흐름을 가져간다면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을 것이라 판단된다. 권창훈, 염기훈을 필두로 최근 감각/활동량이 좋은 백지훈이 잘 받쳐주면서 최전방에 김건희가 한 방을 터트려준다면 승산이 있다고 본다. 그리고 언제나 재간둥이 역할을 하는 산토스의 활약도 기대가 된다. 수비의 안정감도 최근 찾아가고 있다고 본다. 수비 라인이 어떻게 구성될지 모르지만, 이정수와 곽희주의 노련한 경기 운영이 분명 수원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가져다 줄 것이다.
내일, 직관을 가고 싶지만, 정말 가고 싶지만 못가서 한이 된다.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기를 희망한다.